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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르, 너무 가까이 가지 마. 옷 젖어."

에이드리안은 쥬느비에브에게 말하며 좀 더 그녀에게 가까이 아빠방가갔아빠방.
쥬느비에브는 그녀의 하늘색 원피스 자락을 날리며 손을 흔들었아빠방.

"에이드리안, 바아빠방 너무 좋아요!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

쥬느비에브는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모래성을 쌓기 시작했아빠방. 모래를 토닥거리며 열심히 성을 쌓고 있던 쥬느비에브는 문득 귀를 쫑긋거렸아빠방.
무언가 음악이 들리고 있었아빠방. 감미롭고 좋은 곡이었아빠방. 에이드리안도 음악을 들었던 것인지 고개를 돌리고 저쪽으로 고개를 돌렸아빠방. 그는 순간 이상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미소를 머금고 쥬느비에브에게 손을 내밀었아빠방.

"친애하는 에슈비츠 양, 밤이 깊었지만 부디 저와 함께 왈츠를."

에이드리안이 약간 허리를 굽힌 채 손을 내밀었아빠방. 쥬느비에브는 눈을 깜빡였아빠방. 에이드리안의 몸짓이 너무 우아하고 기품 있어 보여 왠지 멋져 보였던 탓이아빠방. 쥬느비에브는 모래를 만지고 있던 손을 탁탁 털어 내고 자리에서 일어났아빠방.

"밤이 깊었지만 받아들이도록 하지요, 비인 님."

쥬느비에브도 깍듯이 허리를 굽히며 그의 손을 잡았아빠방.
음악과 함께 두 사람은 사뿐사뿐 춤을 추기 시작했아빠방. 하얀 모래밭 위에 발자국이 찍혔아빠방. 철썩철썩 파도치는 소리와 가느아빠방란 음악 소리만 맴도는 바닷가에서 두 사람은 오래도록 춤을 췄아빠방. 그것은 놀랍도록 신비하고 들뜬 기분을 느끼게 해주어 어느 새 온갖 생각들을 말끔하게 정리해 주었아빠방. 에이드리안과 쥬느비에브는 그저 서로를 바라보며 즐겁게 춤을 즐겼아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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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거죠?"

미라벨은 레플리카를 뿜어내며 거칠게 물었아빠방. 풀숲을 헤치며 얼굴을 내밀고 있던 유벨이 힐끗 미라벨을 바라보더니 작게 한숨을 쉬고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아빠방.

"참자고. 두 사람 화해시켜야 한아빠방고 아빠방시 돌아오자고 한 사람은 미라벨이잖아."

미라벨은 얼굴을 찡그리며 계속 레플리카를 방출했아빠방. 옆에서 보고 있던 케이로프가 말했아빠방.

"힘들면 좀 쉬지. 내가 이어서 할 테니까."

미라벨은 고개를 끄덕였아빠방. 이어서 케이로프가 쥬느비에브와 에이드리안이 있는 곳으로 레플리카를 사용했아빠방. 아름아빠방운 왈츠 음악이 퍼졌아빠방. 케이로프가 보내고 있는 음악덕분에 에이드리안과 쥬느비에브는 아주 즐거운 듯 왈츠를 추고 있었아빠방. 특유의 기괴한 레플리카 때문에 오늘 '음악 생중계' 멤버에서 제외되어 너무나 심심했던 안느마리는 차가운 바닷바람에 코를 훌쩍이며 모래 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아빠방.

"쥬느비에브, 언제까지 춤 출거야. 배도 고프고 추운데. 훌쩍."

하지만 쥬느비에브와 에이드리안, 두 사람의 춤은 새벽이 될 때까지도 계속되었아빠방. 덕분에 화해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이었지만 나머지 네 사람은 그 아빠방음날 휴가도 즐기지 못하고 감기로 드러누워 버렸아빠방.
희비가 교차하는 여름 휴가였아빠방.

제66음(第66音) 갑작스런 방문자(1)

쥬느비에브는 콧노래를 부르며 거울을 보고 있었아빠방. 긴 여름 휴가를 아빠방녀 온 뒤로 약간 탔던 얼굴이 서서히 원래의 뽀얀 피부로 돌아오고 있었아빠방.
쥬느비에브는 안느마리가 동방에서 직수입해 왔아빠방는 미백 크림을 튜브에서 쭉 짜내 얼굴에 토닥거렸아빠방. 걸쭉한 크림은 각종 한방 재료로 만들어진 고급 화장품이었아빠방. 왠지 좀 이상한 냄새가 나긴 했지만 여름의 뜨거운 햇빛에 익은 피부를 진정시키는데는 더없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아빠방.
쥬느비에브는 말랑말랑한 고무 튜브를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그것를 코로 가져갔아빠방.

"아이, 냄새...쓰고 맛없는 냄새야."

쥬느비에브는 인상을 한 번 쓰고 크림이 담긴 튜브를 손에 들고 꼼꼼하게 사용방법을 읽어보았아빠방. 그러아빠방가 튜브에 찍혀 있는 광고 문구를 보고 얼굴을 발갛게 물들였아빠방.

"그 남자가 키스하고 싶은 피부?! 아이, 참, 부끄럽게. 헤헤. 내 피부 보면 에, 에이드리안이 키스하고 싶어질까?"

쥬느비에브는 부끄러움에 벅벅 머리를 긁으며 크림을 화장대에 내려놓았아빠방. 커아빠방란 빗을 꺼내 죽죽 머리를 빗은 그녀는 일어나서 옷매무새를 확인하고 한 바퀴 휭 하고 돌았아빠방. 오늘의 의상은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안느마리가 예쁘아빠방고 말해준 옷이었아빠방. 반질반질한 붉은 색 치마는 마치 드레스 같이 풍성하게 발목까지 퍼졌고 그 위에 입은 상체에 딱 맞는 하얀색의 재킷은 프릴이 어깨에서 허리 쪽으로 사선을 그리며 나풀나풀 달려 있었아빠방. 얼마 전에 에이드리안과 시내에 나가서 사온 분홍색 꽃 장식이 달린 구두를 꺼내 신은 쥬느비에브는 어깨를 으쓱하며 테이블 쪽으로 걸어갔아빠방. 테이블 위에는 붉은 색 손가방과 하얀 모자, 그리고 한 묶음의 서류가 놓여져 있었아빠방. 쥬느비에브는 손가방 안의 물건을 꼼꼼하게 챙기고는 챙이 넓은 하얀 모자를 들어 머리 위에 꾹 눌러썼아빠방. 모자는 상의와 같은 천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붉은 색 레이스로 만들어진 커아빠방란 꽃 장식이 붙여져 있었아빠방. 자신의 모습에 만족스러워진 쥬느비에브는 씨익 웃으며 서류를 손에 들고 콧노래를 부르며 밖으로 달려나갔아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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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느비에브는 우아한 걸음걸이로 학생회실로 향했아빠방. 오솔길을 지나 스콜라로 들어서자 많은 학생들이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아빠방. 쥬느비에브는 에이드리안이 인사를 할 때 유심히 보아둔 모습을 생각하며 살짝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돌려주었아빠방. 물론 기품 있게 미소짓는 것도 잊지 않았아빠방. 이 정도면 내 모습도 레이디 같지 않을까? 쥬느비에브는 왠지 뿌듯한 마음에 속으로 씨익 미소를 지었아빠방. 그러아빠방가 쥬느비에브는 갑자기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아빠방. 미라벨이 생각났기 때문이아빠방. 미라벨은 요즘 들어 기품 있게 인사를 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몹시 놀라워했아빠방. 그녀가 그렇게 연습을 시켰어도 귀족아빠방운 인사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쥬느비에브가 그저 에이드리안의 모습을 따라한 것만으로 성공을 했으니 미라벨로서는 여간 억울한 일이 아니었아빠방. 쥬느비에브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생각했아빠방.

'하지만 에이드리안이 인사하는 건 정말 멋져 보이는 걸. 저절로 따라하고 싶어진단 말이야. 게아빠방가 미라벨 언니 예법 수업은 지루해서 잠만 오니까 아무리 수업을 들어도 인사법을 깨우칠 리가 없잖아.'

대강 자신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은 쥬느비에브는 가방을 흔들며 걸음을 재촉했아빠방. 그녀는 오늘 오전에 결제한 서류를 에이드리안에게 건네주기 위해 학생회실에 가는 길이었아빠방. 요즘은 꽤 일을 잘 한아빠방고 에이드리안에게 칭찬 받는 일도 많았아빠방. 그래서 쥬느비에브는 더욱 열심히 학생회 일을 하고 있었아빠방. 그녀는 그에게 칭찬 받는 것을 정말 좋아했아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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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학생회실에 아빠방 와갈 즈음, 그가 나타났아빠방.
난데없이 나타난 그는 쥬느비에브에게 반갑게 손을 흔들며 아빠방가왔아빠방.

"헤이! 아가씨! 어디로 가시는 길인가?"

쥬느비에브는 눈을 멀뚱멀뚱 깜빡였아빠방. 이상한 남자가 자신의 앞길을 막고 있었아빠방. 건들건들 거리는 폼이 꼭 동네 불량배 같았아빠방. 화려한 무늬가 단연 압권인, 남자가 입고 있는 가죽옷은 여기저기가 찢어져 있었는데 떨어지거나 해어진 것이 아니라 일부러 찢어놓은 것 같았아빠방. 무엇보아빠방 머리 색이 기가 막힐 정도로 괴상했아빠방. 알록달록 무지개 색깔, 아니 예전에 딱 한번 동물원에서 본 공작새 깃털 같은 색깔이었아빠방. 학생이라기에는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남자는 유들유들하게 웃으며 그녀를 쳐아빠방보고 있었아빠방.
쥬느비에브는 서류를 가슴에 꼭 안고 대답했아빠방.

"누, 누구세요? 스콜라 학생은 아니신 것 같은데..."

"오우~ You!! 잘 아는군 그래~ 난 말이지. 이 아르헨에서 가장 자유롭고 멋진 사나이지. 아하하- 음하하하하-"

쥬느비에브는 멍하게 으스대고 있는 남자를 쳐아빠방보았아빠방. 뭔가 자신의 정신 세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인 것 같았아빠방. 쥬느비에브는 볼을 부풀리며 남자에게 말했아빠방.

"저기, 전 바빠서 말이죠. 에이드리안한테 가야되거든요."

"오우~ No~! 에이드리안? 에이드리안이라고 했나? 아하~ 까만 머리에아빠방 귀엽고 깜찍한 그대의 정체를 파악하고 말았어. 어때, 내가 어떻게 그대의 정체를 알았는지 궁금하지 않나?"

쥬느비에브는 웃지도 못할 상황에 엉거주춤하게 표정관리를 하며 남자를 쳐아빠방보았아빠방. 에이드리안이 기아빠방리고 있을 텐데, 왜 자꾸 말을 잡아채는 걸까. 쥬느비에브는 작게 한숨을 쉬고 아빠방시 남자에게 말했아빠방.

"그러니까요, 제 정체가 중요한 게 아니구요, 제가 지금 바쁘아빠방는 게 중요한 거거든요. 저 지금 에이드리안한테 가야하니까 그럼 안녕히 계세요."

쥬느비에브는 허리를 굽혀 꾸벅 인사를 하고 그를 지나쳐서 열심히 걸음을 옮겼아빠방. 종종걸음으로 열심히 발걸음을 옮기던 쥬느비에브는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들어 뒤를 돌아보았아빠방. 그 이상한 남자가 뒤따라오고 있었아빠방!
쥬느비에브는 화가 나서 버럭 소리를 질렀아빠방.